customellow Fall / Winter 2020

MY PRIVATE 90'S MEMORIES

Keem Kyungmin

Instagram @keem_km

2020 f/w
MY PRIVATE 90'S MEMORIES
Keem Kyungmin

INSTAGRAM @keem_km

1990년대에 청년 시절을 보내지 않은 세대에도 그 시절 이야기는 아련한 동경으로 존재한다. “그때 유치원생, 초등학생이었거든요. 기억나는 건 만화영화나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 1989년생, 공유 주방 서비스 ‘위쿡(Wecook)’에 다니는 김경민은 자타공인 패션을 ‘아주’ 좋아하는 청년이다. 사실 그는 90년대 문화 혜택을 직접 누리지는 않았다. 그때를 살아온 것은 맞지만, 주도적으로 경험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리 스타일과 웃을 때 생기는 눈가 주름이 매력적인 그는 자신과 자신보다 더 어린 세대가 왜 지금, 90년대식의 모든 것에 열광하는가 생각한다. “90년대는 패션과 문화가 생겨나고 발전한 시기였어요. 한국에도 인터넷, 삐삐, 핸드폰이 생겨나고 새로운 문물을 접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죠. 지금 그때의 넉넉한 실루엣과 날렵한 옷을 보면, 편안해 보이면서도 멋져요. 저보다 더 어린 친구들에게는 아예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말이죠.”

김경민의 머릿속 깊이 각인된 90년대 영화는 <트레인스포팅>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 속 배우들의 차림새와 스타일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더러운 느낌이 나는 데님, 때가 탄 채로 구겨 신은 컨버스 스니커즈 그리고 당시 유럽 10대들이 즐겨 입은 몸에 딱 붙는 티셔츠와 대충 손질한 헝클어진 머리 같은 것들 말이다. “가끔 옛날 영화를 찾아볼 때가 있잖아요. 1997년에 나온 이 영화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이완 맥그리거가 젊었을 때 저렇게 멋있었구나, 했죠.” 가끔 사람은 자신이 하지 않는 것에 끌리기도 한다. ‘데님 온 데님’의 스타일링과 넉넉한 실루엣의 코트를 입은 김경민을 보면, 소위 ‘퇴폐미’가 어울릴 것 같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제가 하지 못하는 이미지를 동경하고, 또 좋아하는 거죠.”

영화를 본 후 그는 인터넷을 뒤지며 <트레인스포팅>의 이미지를 찾아냈다. 불안정한 영국 청년의 날 선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한 당시 이완 맥그리거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자기도 못 본 사진인데 어디서 났느냐고, 이완 맥그리거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정말로 깜짝 놀랐어요. 나중에 다시 보려고 하니까 아쉽게도 아이디가 없어졌지만요.”

학창 시절을 지나고 20대와 30대에 도달하면서, 김경민에게 패션이란 오롯이 자신을 나타내는 방법이 되었다. 그는 단순히 방한이나 보호를 위해서 입는 게 아니라, 이제 누구나 자연스럽게 옷으로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옷이란 직접 대화를 하기 전, 누군가 입은 옷을 보면서 - 그 판단이 100%의 확신은 아니어도 - 그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예전에는 ‘어디 갈 때 어떻게 입어야 해’라는 규칙 같은 게 있었잖아요? 요즘은 결혼식장에 가더라도 반드시 정장을 입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어요. 항상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을 보면서 ‘쟤는 원래 이런 스타일’이라는 인식도 자연스러워요. 그래서 패션은 ‘표현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먼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거죠.”

Written by Hong Sukwoo, <The NAVY Magazine> Editor, The NAVY Lab Director.

홍석우, <더네이비매거진> 에디터 / 더네이비랩 디렉터

1990년대에 청년 시절을 보내지 않은 세대에도 그 시절 이야기는 아련한 동경으로 존재한다. “그때 유치원생, 초등학생이었거든요. 기억나는 건 만화영화나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 1989년생, 공유 주방 서비스 ‘위쿡(Wecook)’에 다니는 김경민은 자타공인 패션을 ‘아주’ 좋아하는 청년이다. 사실 그는 90년대 문화 혜택을 직접 누리지는 않았다. 그때를 살아온 것은 맞지만, 주도적으로 경험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말끔하게 빗어넘긴 머리 스타일과 웃을 때 생기는 눈가 주름이 매력적인 그는 자신과 자신보다 더 어린 세대가 왜 지금, 90년대식의 모든 것에 열광하는가 생각한다. “90년대는 패션과 문화가 생겨나고 발전한 시기였어요. 한국에도 인터넷, 삐삐, 핸드폰이 생겨나고 새로운 문물을 접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죠. 지금 그때의 넉넉한 실루엣과 날렵한 옷을 보면, 편안해 보이면서도 멋져요. 저보다 더 어린 친구들에게는 아예 새로운 것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말이죠.”

김경민의 머릿속 깊이 각인된 90년대 영화는 <트레인스포팅>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 속 배우들의 차림새와 스타일은 일종의 충격이었다. 더러운 느낌이 나는 데님, 때가 탄 채로 구겨 신은 컨버스 스니커즈 그리고 당시 유럽 10대들이 즐겨 입은 몸에 딱 붙는 티셔츠와 대충 손질한 헝클어진 머리 같은 것들 말이다. “가끔 옛날 영화를 찾아볼 때가 있잖아요. 1997년에 나온 이 영화는 저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어요. 이완 맥그리거가 젊었을 때 저렇게 멋있었구나, 했죠.” 가끔 사람은 자신이 하지 않는 것에 끌리기도 한다. ‘데님 온 데님’의 스타일링과 넉넉한 실루엣의 코트를 입은 김경민을 보면, 소위 ‘퇴폐미’가 어울릴 것 같지는 않다. “상대적으로 제가 하지 못하는 이미지를 동경하고, 또 좋아하는 거죠.”

영화를 본 후 그는 인터넷을 뒤지며 <트레인스포팅>의 이미지를 찾아냈다. 불안정한 영국 청년의 날 선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한 당시 이완 맥그리거의 폴라로이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자기도 못 본 사진인데 어디서 났느냐고, 이완 맥그리거가 직접 댓글을 달아주셨어요. 정말로 깜짝 놀랐어요. 나중에 다시 보려고 하니까 아쉽게도 아이디가 없어졌지만요.”

학창 시절을 지나고 20대와 30대에 도달하면서, 김경민에게 패션이란 오롯이 자신을 나타내는 방법이 되었다. 그는 단순히 방한이나 보호를 위해서 입는 게 아니라, 이제 누구나 자연스럽게 옷으로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옷이란 직접 대화를 하기 전, 누군가 입은 옷을 보면서 - 그 판단이 100%의 확신은 아니어도 - 그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예전에는 ‘어디 갈 때 어떻게 입어야 해’라는 규칙 같은 게 있었잖아요? 요즘은 결혼식장에 가더라도 반드시 정장을 입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되었어요. 항상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을 보면서 ‘쟤는 원래 이런 스타일’이라는 인식도 자연스러워요. 그래서 패션은 ‘표현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어떤 것보다, 가장 먼저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거죠.”

Written by Hong Sukwoo, <The NAVY Magazine> Editor, The NAVY Lab Director.

홍석우, <더네이비매거진> 에디터 / 더네이비랩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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